'말'이란 무엇일까? 내면에서 올라온 외부로의 울림? 발상의 실체화? 아마 다들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를 것이다.
나는 말이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 저자의 생각을 쪼끔 빌려봤다.
예전부터 대화의 묘미에 대해 꽤 관심이 많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 단단하고 견고한 듯 보여도 균열이 군데군데 가있는 그런 연결고리라고 생각한다.
그 균열을 메꾸는 것은 바로 서로 간의 신뢰라고 생각한다. 사실 서로 간에 신뢰가 없다면 대화는 삼천포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서로 간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신뢰, 맞장구를 쳐줄 수 있을만한 여유의 신뢰 등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품격'이라고 나는 생각하는 바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바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손에 꼽을 정도인, 이기주 씨의 '말의 품격'이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말을 물질화 했다는 것이 인상 깊다.
말에도 무게가 있다, 뭐 발이 달려 있다던지 이런 건 아니고 물길을 탄다던지 식이다.
이 표현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바로 말이 사람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해서이다.
지성인들에게 있어 말만큼 흉악한 무기도 없고, 말만큼 달콤한 보상도 없다. 때론 춤추게 하다가 입술을 깨물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신뢰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야 한다. 저자는 침묵도 중요하다고 한다.
저자의 청량한 표현들은 나를 책에 금세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직설적이면서도 은유적인 표현들은 고유의 매력으로써 제 할 일을 내 눈동자 속에서 끝마쳤다.
주위에서 한번 찾아보자. 언어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만한 것들은 많다. 배움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안, 어쩌면 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인상 깊게 봤던 영화 중 '쿵푸팬더'의 주인공 포는 비급서를 받고 어이없어한다. 바로 비급서에 아무 내용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의 아버지가 포에게 말을 건넨다. 사실 우리 가게 국수에 비법은 없다고, 포는 깨닫는다. 비법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구나.
강함은 우리 내면에서 자리잡고 있지만, 어째 힘을 쓰지 못한다. 우리가 강하기(또는 배움)를 부정하기 때문은 아닐까?
말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며, 별점 10점 만점에 8.5점을 매기고 오늘 글을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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