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s

대화의 신-'말'을 잘하고 싶어요?

카네기데일 2019. 10. 29. 12:38

우리 집 책장에 책이 이렇게 많은지 보기 전에는 몰랐다. 대담한 목표가 하나 생겼다. 바로 책장의 책들을 전부 꺼내보는 것이다. 불쏘시개 같은 위인전이건, 96년대 경제서적이건 일단 읽어보기로 했다.

오늘 영광의 자리에 오른 책은 바로 토크계의 제왕 '래리 킹'이 저술한, 대화의 신이다.

제목부터 풍기는 포스가 남다르다. 표지를 보아하니, 흑백으로 된 래리 킹이 씨익 웃고 있는 것이 심상치 않다. 나에게 대단한 비법을 전수시켜줄 스승의 냄새가 난다.

토크계의 전설이 저술한 책 치고는 꽤 심심한 내용이다. 사실에 기초해서 말하라, 깊은 공감으로 상대를 춤추게 하라, 더 알고 싶은 것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라. 심플한 내용들을 래리 킹 자신의 경험에 의거하여 저술해놓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야기들이 대체로 재미있는 편이다. 유머러스한 내용들이 끊이지를 않는다. 중간에 나오는 '뉴욕 농담'은 잘 기억나진 않지만 꼭 한 번은 읽어보기 바란다.

사실 대화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양날의 검이다. 잘만 사용하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고, 잘못 사용하면 그대로 상황은 순탄치 않게 흘러가버린다. 그만큼 겸손함과 오만함을 잘 조절하여, 우리는 이 예리하게 벼려진 칼(즉 혀를)을 조심히 사용설명서를 숙지하고 사용해야만 한다.

그 사용설명서는 여기 래리 킹이 웬만큼 다 써놓았기 때문에 걱정은 붙들어 매놓아도 괜찮을 거다. 당신이 말을 잘하고 싶다는 의지가 준비되어 있기만 하다면 말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말을 잘하게 된다고 보장은 하지 않겠다. 실제로 불가능하기도 하고 말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12,800원 정도의 한 끼를 아끼고 세상 사람들은 전부 대화의 달인이 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나는 래리 킹의 만담을 별로 보지는 않은 편이지만 그가 얼마나 말을 잘하는지는 이미 알고 있다. 엄숙한 질문 속에 이어지는 유머, 때로는 폭소를 유발하기도 하는 그의 재치를 보고 말이다.

이렇게 써놓으니 래리 킹을 찬양하는 글이 되어버렸을까 조금 걱정은 되지만, 내가 추천하는 이 책을 읽고나서 말을 잘하게 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생기게 된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상관없다.

오랜만에 재독할만한 책을 찾은 것  같아서 기쁘다. 다음 시간에는 비슷한 주제로, 나의 친애하는 '데일 카네기'의 또 다른 저서를 소개해볼까 한다.